2006년 12월6일 KBS에서 방영된 ‘추적 60분-백혈병 고액진료비의 비밀’ 방송과 12월5일 백혈병환우회가 개최한 “가톨릭대 성모병원의 백혈병환자에 대한 진료비 불법 과다징수 기자회견” 등을 접하면서 난치성 악성 혈액암을 치료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온 대한혈액학회와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의 전 회원들은 허탈감과 함께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발생할 혼란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금번 사태로 혈액암환자와 가족 그리고 치료를 담당한 병원의 의료진 간에 심각한 불신이 초래됐다. 국민들은 높은 수준의 진료를 원하는 현실에서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빈약한 건강보험의 재정상태와 경직된 급여체계로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의료수준을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점을 진단하고 조정해야 할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이 의료현장의 당사자인 환자와 의사간의 갈등으로 몰아가며 그 책임을 대학병원과 의사들에게 전가하는 처사를 보면서 치료에 전념해온 전문학회 회원들로서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혈액암 분야는 새로운 고액 치료제의 개발과 치료법의 도입으로 치료성적의 향상과 함께 의료비의 부담도 비례하여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번의 사태와 같은 갈등과 혼란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심사평가원은 요양급여 기관에 적용하는 보험급여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하고 환자들의 비급여 민원에 대해서는 느슨한 보험급여 기준을 적용하는 이중적 유권해석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언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의료의 적정수준과 범위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평가해 향후 의료현장의 주체인 환자와 의사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실하게 중재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공영방송의 여파로 인해 환자들의 민원제기가 많은 의료기관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문학회와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원심사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민원의 정당성 및 적정성 여부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